이유 없이 불안한 나를
꼼짝없이 숨죽이게 한다.
천장형 에어컨의 난방 소리가
노트북의 발열 소음이
휘이 감는다 나를
매 순간 내 입자는
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거기도 있어서
온전히 여기에 있지 못 한다.
난리난 듯 입천장을 마구 때리는 어느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처럼
쉴 새 없이 나를 뛴다.
심장이 나를
불안이 나를
혹여
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이 없을까 해서
수시로 눈을 들어 창 밖을 보고
수시로 물을 마시고
바람 쐬며 화장실에 다녀온다.
이유 없이 불안한 내가
꼼짝없이 숨죽이게 한다.
천장형 에어컨의 난방 소리를
노트북의 발열 소음을
휘이 감아버린다.